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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중산 소유권 분쟁, 소유권 싸움 없이 각하로 끝냈습니다
실제 사례
토지소유자

문중산 소유권 분쟁, 소유권 싸움 없이 각하로 끝냈습니다

본 글은 법무법인 이현이 수임한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의뢰인 특정 방지를 위해 일부 각색하였습니다. 일반적인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사안마다 결과가 다를 수 있습니다.


저는 지방의 한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습니다. 거기에 우리 집 산이 있었습니다.

아버지도 할아버지도 문중산이라고 불렀습니다. 조부님이 직접 돈을 내고 사신 땅이었고, 수십 년 전에 보존등기까지 마쳤습니다. 시제 때마다 집안 식구들이 올라가 조상 묘를 돌보는 곳이었고, 재산세도 우리가 냈습니다. 그 산이 우리 것이라는 걸 의심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법원 봉투가 왔습니다. 뜯어보니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 결정, 그게 뭔지도 몰랐습니다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도 몰랐습니다. 주변에 물어보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부동산 처분금지 가처분이란? 법원 결정으로 해당 부동산을 팔거나 담보로 잡는 등 일체의 처분 행위가 금지되는 것. 결정이 내려지는 순간 소유자는 재산권 행사가 불가능해진다.

같은 날, 사촌들과 조카들, 형제들 집에도 똑같은 봉투가 갔습니다. 우리 가족 모두에게 동시에 날아온 것입니다.

봉투에 적힌 신청인 이름은 들어본 적도 없는 종중이었습니다. ○○씨 ○○파 종중이라고 했습니다. 우리 집안 성씨가 맞긴 한데, 그 종중이 뭔지는 아무도 몰랐습니다.

며칠 뒤에는 소장이 왔습니다. 이 산은 원래 종중 재산인데 우리 조부가 명의만 빌린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땅 주인은 따로 있는데 서류상 이름만 빌려쓴 것이라는 주장이었습니다. 그 명의를 이제 돌려달라며 여러 필지를 전부 내놓으라는 소송이었습니다.

정말 황당했습니다. 조부님이 직접 사신 땅이고, 우리가 수십 년 동안 관리해온 땅인데, 누군지도 모르는 종중이 갑자기 나타나서 내놓으라고 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냥 무시할 수도 없고,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법무법인 이현을 찾아갔습니다.

변호사님께서는 종중이 오래전 개인 명의로 맡겨둔 땅을 돌려달라고 소송할 수 있는 규정이 있는데, 상대방이 그걸 이용한 거라고 하셨습니다. 당시 저는 그런 법이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변호사님이 처음 물어본 건 땅 얘기가 아니었습니다

상담실에서 저는 조부님 이야기부터 꺼냈습니다. 땅을 어떻게 사셨는지, 우리가 얼마나 오래 관리해왔는지, 세금을 얼마나 냈는지까지…

변호사님은 듣고 나서 한 가지를 먼저 물었습니다.

"이 종중, 언제 만들어진 겁니까?"

저는 왜 그걸 먼저 묻는지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그 종중 창립총회가 열린 게 우리에게 가처분 봉투가 날아오기 불과 며칠 전이었습니다. 변호사님 설명을 듣고 나서 이해가 됐습니다.

  • 종중이 소유권 주장을 하려면 토지 등기 당시에 이미 종중이 실체로서 존재했어야 한다

  • 소송 직전에 급조된 종중이라면 수십 년 전부터 존재했다는 걸 증명할 수 없다

  • 게다가 그 창립총회는 규약도 없이 즉석에서 열렸다 : 처음부터 무효인 문제가 있다

그제야 조금 안심이 됐습니다.


족보의 숫자가 맞지 않는다?

며칠 뒤 변호사님이 족보를 가져오라고 했습니다. 왜 족보가 필요한지 잘 몰랐습니다.

막상 족보를 펼쳐놓고 설명을 들으니 이해가 됐습니다. 종중이 총회를 열려면 족보에 나와 있는 종원 전원에게 빠짐없이 소집 통보를 해야 한다는 게 대법원이 여러 판결에서 정해둔 기준이라고 했습니다.

족보를 펼쳐서 종원 수를 세기 시작했습니다.

19세 이상 생존 종원, 600명 이상종중 측 소집 통보 명부, 100명 미만

600명이 넘는 종원 중 100명이 채 안 되는 명부. 나머지는 총회가 열린다는 사실 자체를 몰랐다는 뜻이었습니다.

총회가 무효이면 종중이 소유권을 주장할 자격 자체가 없다는 것, 그 말을 듣고 처음으로 이길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파고들수록 서류의 앞뒤가 맞지 않았습니다.

더 조사할수록 이상한 부분이 계속 나왔습니다. 종중 측이 열었다는 임시총회와 관련해 제출된 서류가 네 가지 있었습니다. 총회 당일 확인한 수치, 회의록, 결의서, 참석명부였습니다.

변호사님이 그 네 가지에서 위임장 숫자를 각각 뽑아 비교해보셨습니다.

  • 총회 당일 확인 수치 vs 회의록 vs 결의서 vs 참석명부

  • 네 자료의 위임장 숫자가 모두 달랐습니다

  • 가장 많은 수와 가장 적은 수가 수십 명 차이

같은 날 열린 같은 총회의 공식 서류들인데 숫자가 제각각이었습니다. 이걸 법원에 그대로 내면 된다고 하셨습니다.

우리가 당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사실 상대방은 서류도 제대로 맞추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소유권 싸움을 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재판이 시작되고 종중 측은 서류를 무더기로 들고 나왔습니다. 이 땅이 원래 종중 것이라는 증거라고 했습니다. 하지만 그 서류들 대부분이 우리 재판과 아무 관련이 없는 자료들이었습니다. 소유권을 다투는 별개 소송 자료들이었고, 수십 개 중에서 이 재판과 관련 있는 건 단 하나뿐이었습니다.

변호사님이 법원에 나머지 전부를 기각해달라고 신청하셨습니다.

상대방은 이 땅이 자기 것이냐 아니냐의 싸움을 하고 싶었던 건데, 변호사님은 처음부터 그 싸움판에 올라가지 않으셨던 겁니다. 저쪽 총회가 유효했느냐가 먼저였고, 총회가 무효이면 소유권 싸움은 할 필요도 없다는 게 변호사님의 판단이었습니다.


판결문을 받은 날

문중산 소유권 분쟁, 소유권 싸움 없이 각하로 끝냈습니다

판결이 나왔고, 전부 각하였습니다. 기각이라는 말은 들어봤는데 각하는 처음이었습니다.

기각: 싸워서 이긴 것. 본안을 심리한 결과 청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

각하: 싸울 자격 자체가 없다고 내쫓은 것. 본안 심리조차 없이 종결

그때서야 얼마나 완전한 승리인지 알았습니다. 소송비용도 전부 종중이 부담하게 됐습니다. 조부님이 사신 그 산, 우리 가족이 수십 년간 관리해온 그 산은 어디도 가지 않았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혼자였다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억울하다는 감정만 앞세워 소유권 싸움에 뛰어들었다면 결과가 어떻게 됐을지 모릅니다. 창립총회 날짜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는 것도, 족보로 종원 수를 세야 한다는 것도, 혼자서는 생각조차 못 했을 일입니다.

저처럼 갑자기 종중으로부터 문중산 소유권 주장을 받으셨다면, 혼자 감당하려 하지 마세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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