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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땅 매매 후 분묘기지권 분쟁, 이장 요구부터 지료 청구까지 해법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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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중땅 매매 후 분묘기지권 분쟁, 이장 요구부터 지료 청구까지 해법 정리

종중땅을 샀는데, 분묘가 남아 있다면

필자는 35년 넘게 부동산 소송을 해왔다.

그중에서도 종중땅 매매와 관련한 분묘기지권 분쟁은 의외로 자주 접하는 유형이다.

종중 부동산 전문 대표 변호사 이미지

이야기는 대부분 비슷하게 시작된다.

등기부등본상 소유권 이전은 깔끔하게 마무리됐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봉분 몇 기가 자리를 잡고 있다.

종중에서 매도하면서 이장 이야기는 한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묘를 어떻게 해야 하느냐며 사무실을 찾아오시는 분들이 적지 않다.

종중 소유의 임야나 전답을 매수했을 때, 조상 묘가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토지 소유권은 분명 매수인에게 있지만, 그 위의 분묘까지 마음대로 철거하거나 이장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개념이 분묘기지권이다.

그렇다면 분묘기지권이 정확히 무엇이고, 토지 소유자는 어떤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까?


분묘기지권이란 무엇인가

분묘기지권은 타인의 토지 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해, 일정한 요건을 갖추면 그 분묘와 주변 토지를 사용할 수 있도록 인정되는 관습법상의 물권이다.

등기 없이도 성립하며, 봉분 자체가 공시방법 역할을 한다(대법원 4294민상1451 판결).

필자가 이 분쟁을 다루면서 가장 먼저 확인하는 것은 분묘기지권의 성립 유형이다.

유형에 따라 대응 방법이 완전히 달라지기 때문이다.

첫째, 승낙형이다.

토지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분묘를 설치한 경우 인정된다.

둘째, 취득시효형이다.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분묘를 설치하고 20년간 평온·공연하게 점유한 경우 시효취득이 인정된다.

셋째, 양도형이다.

자기 소유 토지에 분묘를 설치한 사람이 분묘 이장에 관한 특약 없이 토지를 처분한 경우 성립한다.

종중땅 매매에서 가장 흔하게 문제 되는 것은 양도형이다.

종중이 자기 토지에 조상 묘를 설치한 뒤 토지만 매도하면서 이장 합의를 하지 않았다면, 종중은 분묘기지권을 취득한 것으로 본다(대법원 2021. 5. 27. 선고 2020다295892 판결).

매수인 입장에서는 소유권을 가지고도 분묘를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이다.

하지만 분묘기지권이 있다고 해서 토지 소유자가 무조건 참고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장사법 시행 시점이다.


장사법 시행 전후, 무엇이 달라졌나

분묘기지권 분쟁에서 필자가 의뢰인에게 처음으로 묻는 질문이 있다.

“그 분묘가 언제 설치되었는지 아십니까?”

2001년 1월 13일. 이 날짜가 핵심이다.

장사 등에 관한 법률(장사법) 시행일을 기준으로 법적 취급이 크게 달라진다.

장사법 시행 이전에 설치된 분묘는 관습법상 분묘기지권이 여전히 인정된다.

대법원은 2017년 전원합의체 판결(2013다17292)에서 이를 명확히 확인했다.

화장문화 확산 등 사회 변화에도 불구하고, 장사법 시행 전에 설치된 분묘에 대한 분묘기지권의 법적 규범은 유지되고 있다는 취지다.

반면, 장사법 시행 이후에 토지 소유자의 승낙 없이 설치된 분묘는 상황이 다르다.

분묘의 연고자는 토지 소유자에게 토지 사용권이나 분묘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없다(장사법 제27조 제3항).

토지 소유자는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개장할 수 있다.

현행 장사법은 분묘 설치 기간을 30년으로 제한하고, 1회에 한해 30년까지 연장을 허용하여 최대 60년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다만, 실무에서 종중땅에 있는 분묘는 대부분 수십 년 이상 된 경우가 많다.

2001년 이전 설치 분묘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토지 소유자가 취할 수 있는 현실적인 대응은 무엇일까?


토지 소유자가 할 수 있는 세 가지 대응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경우에도 토지 소유자에게는 법적 수단이 있다.

필자가 실무에서 주로 활용하는 세 가지 경로를 정리하겠다.

첫째, 지료 청구다.

양도형 분묘기지권의 경우, 분묘기지권자는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때부터 토지 소유자에게 지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대법원 2015. 7. 23. 선고 2015다206850 판결).

취득시효형의 경우에도,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면 그 청구한 날부터 지료 지급 의무가 발생한다(대법원 2021. 4. 29. 선고 2017다228007 전원합의체 판결).

지료 액수는 당사자 간 협의가 안 되면 법원이 결정한다.

둘째, 이장 협의다.

분묘기지권이 성립하더라도, 분묘 연고자와 합의하여 이장을 진행하는 것은 가능하다.

이장 비용 부담 등을 협의 조건으로 제시하면서 원만한 해결을 도모하는 방법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이장과 동시에 소멸한다.

셋째, 분묘기지권 소멸 청구다.

지료를 청구했는데도 분묘기지권자가 이를 장기간 지급하지 않으면, 최종적으로 분묘기지권 자체를 소멸시킬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소멸이 인정되면 분묘 철거와 토지 인도까지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 세 가지 중 어떤 경로를 선택하느냐는 분묘의 수, 연고자와의 관계, 토지 활용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실무에서는 세 번째 경로가 가장 많이 활용되는데, 요건과 절차가 까다롭다.

이 부분을 조금 더 자세히 짚어보겠다.


분묘기지권은 어떻게 소멸시킬 수 있나

분묘기지권을 소멸시키는 경로는 크게 네 가지다.

하나, 분묘의 이장이나 폐묘다.

분묘기지권은 분묘의 존재를 존속 요건으로 하므로, 분묘가 이장되거나 폐묘되면 당연히 소멸한다.

둘, 분묘기지권자의 권리 포기 의사 표시다.

분묘 연고자가 자발적으로 분묘기지권을 포기하면 즉시 소멸한다.

셋, 지료 2년분 이상 연체에 따른 소멸 청구다.

실무에서 가장 중요한 소멸 경로다.

토지 소유자가 지료를 청구하고, 분묘기지권자가 2년분 이상 지료를 지급하지 않으면, 민법 제287조(지상권소멸청구권)를 유추적용하여 분묘기지권의 소멸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필자가 실무에서 여러 차례 경험한 바로는, 이 절차에서 실수하는 분들이 많다.

주의할 점을 짚어두자면, 지료에 관한 협의나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 비로소 지료 연체 상태가 인정된다.

단순히 청구만 하고 지료 액수가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연체로 보기 어렵다(대법원 2001. 3. 13. 선고 99다17142 판결).

또한 소멸 청구 전에 연체 지료의 일부라도 이의 없이 수령하면, 연체 기간이 2년 미만으로 줄어들어 소멸 청구를 할 수 없게 되는 경우도 있다.

한 단계라도 빠뜨리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넷, 장사법 시행 후 설치된 분묘의 경우 존속 기간 만료다.

30년(1회 연장 시 최대 60년)의 기간이 종료되면 분묘기지권의 근거가 소멸한다.


이 분쟁이 까다로운 이유

종중땅 매매 후 분묘기지권 분쟁을 오래 다루다 보면, 법리 지식만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절감한다.

분묘기지권의 성립 유형부터 판단해야 한다.

양도형인지, 취득시효형인지에 따라 지료 청구 시점이 달라지고, 대응 전략도 바뀐다.

장사법 시행 전후 적용 법리가 다르니 분묘 설치 시점을 확인해야 하는데, 수십 년 된 묘의 설치 시기를 특정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지료 결정 소송, 소멸 청구의 요건 충족, 분묘 연고자 특정까지 여러 법적 쟁점이 복합적으로 얽혀 있다.


자주 묻는 질문

Q1. 종중땅을 매수한 뒤 분묘를 발견했다. 바로 철거할 수 있나?

A1. 분묘기지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임의로 철거할 수 없다.

분묘기지권의 성립 여부와 유형을 먼저 확인한 뒤, 지료 청구나 이장 협의 등 적법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

무단 개장 시 형사 책임(분묘발굴죄)이 발생할 수도 있다.

Q2. 지료를 2년 이상 연체하면 바로 분묘기지권이 소멸하나?

A2. 자동으로 소멸하지는 않는다.

토지 소유자가 민법 제287조에 근거한 소멸 청구 의사 표시를 해야 하며, 그 의사 표시가 분묘기지권자에게 도달한 때 소멸 효력이 발생한다.

다만 지료 액수가 당사자 간 협의 또는 법원 판결로 확정된 상태여야 연체가 인정된다.

Q3. 분묘 연고자가 누구인지 모를 때는 어떻게 하나?

A3. 장사법에 따라 3개월 이상의 기간을 정해 이장 사실을 공고해야 한다.

공고 기간이 지나도 연고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관할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개장 절차를 진행할 수 있다.


필자는 이런 사건을 맡으면 분묘 연고자와의 협상, 관할 관청과의 행정 절차, 소송 전략 수립을 동시에 진행한다.

종중땅 분묘 분쟁은 어느 한쪽 경로만으로 끝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여러 절차를 병행하면서 상황에 따라 방향을 조정하는 것이 현실적인 접근이다.

종중땅 매매 후 분묘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면, 분묘의 설치 시점과 분묘기지권의 성립 유형을 먼저 파악하는 것이 출발점이다.

상황이 복잡해지기 전에, 방향을 잡아두길 권한다.

작성: 이환권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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