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득시효 소유권이전등기: 30년 점유로 상속등기 마친 땅을 되찾다
상속등기가 완료됐다는 말을 들은 순간, 많은 분이 포기합니다. 서류상으로는 이미 끝났다고 생각하십니다.
의뢰인 K씨도 그랬습니다. 30년간 직접 경작해온 농지였지만, 등기는 상대방 명의로 넘어간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상속등기가 완료된 땅이라도 취득시효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이 글에서 어떻게 가능한지 K씨의 실제 사례를 통해 살펴보겠습니다.
상속등기 완료 후 취득시효, 무엇이 달라지나
취득시효 자체는 상속등기 완료와 무관하게 성립합니다. 민법 제245조는 점유 사실을 독립적인 권리 취득 원인으로 인정하기 때문입니다.
상속등기는 피상속인의 소유권을 상속인에게 넘기는 절차입니다. 그 과정에서 제3자가 20년 이상 점유를 계속해왔다면, 취득시효는 상속등기와 별개로 진행된 셈입니다.
다만 취득시효 완성 이후에 상속등기가 이루어진 경우와, 완성 이전에 이루어진 경우는 법적 결과가 달라집니다. 시효 완성 시점이 언제인지가 핵심 쟁점이 되는 이유입니다.
소장을 쓰기 전에 한 것들
소장을 내기 전에 저는 청구 원인을 두 가지로 구성했습니다.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입니다. K씨는 지인으로부터 정식으로 토지를 양수했고, 계약서와 대금 지불 내역이 있었습니다.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 청구입니다. 매매 사실이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더라도, 30년간의 점유 사실만으로 소유권을 취득할 수 있다는 예비적 청구였습니다.
두 청구를 병행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매매는 등기가 없어 증명이 까다롭고, 취득시효는 점유 기간이 충분해도 소유 의사 입증에 공백이 생길 수 있습니다. 어느 하나만 주장했다면 리스크가 컸습니다.
증거는 아래 네 가지를 확보했습니다.
매매계약서와 대금 지불 내역
농지 경작 사진과 인근 주민 증언
재산세 납부 영수증
인근 토지주와의 통화 내용

▲ 이 사건 토지의 이웃과의 통화 내용 중
상대방이 먼저 합의를 요청했습니다
소장을 접수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상대방 측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합의 의사를 밝힌 것입니다. 저는 K씨와 두 가지 선택지를 놓고 상의했습니다. 판결까지 가는 것과 화해권고결정으로 마무리하는 것 중에서요.
판결을 받으면 취득시효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가 됩니다. 취득세율이 적용되고, 판결 확정 후 등기 신청까지 별도 절차가 남습니다.
화해권고결정은 다릅니다. 등기 원인을 당사자 합의로 정리할 수 있어 세무 처리가 간결하고, 결정 확정 즉시 등기 촉탁이 가능합니다. K씨는 화해권고결정을 선택했습니다.
등기부등본에 이름이 바뀌는 순간

▲ 이 사건 담당 변호사의 의견서 중 발췌
관할 법원은 K씨가 30년 이상 토지를 점유했으므로 취득시효가 완성됐다는 전제 하에 화해권고결정을 내렸습니다.
결정이 확정된 날, K씨는 자신의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습니다.
이 사건에서 소유권이전등기가 가능했던 이유
취득시효 완성 사실이 있어도 등기로 이어지지 않으면 권리는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은 세 가지 조건이 맞아떨어진 덕분에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기산점이 명확했습니다.
양수 시점부터 재산세 납부 기록이 있었고, 경작 사진도 남아 있었습니다. 점유 개시 시점을 특정할 수 있었기 때문에 취득시효 요건 충족 여부 자체가 쟁점이 되지 않았습니다.
매매와 취득시효를 병행했습니다.
단일 청구였다면 상대방의 반박 한 번에 흔들렸을 구조입니다. 두 청구를 동시에 준비한 덕에 상대방이 합의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화해권고결정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합의 의사를 밝힌 시점에 판결을 고집했다면 절차가 길어지고 비용도 늘었습니다. 화해권고결정으로 전환한 판단이 등기 실행 속도를 당겼습니다.
만약 K씨와 비슷한 상황이라면 세 가지 항목을 먼저 점검해보시길 권합니다. 점유 개시 시점을 입증할 자료가 있는지, 상속등기 시점이 취득시효 완성 전인지 후인지, 매매 사실을 뒷받침할 서면이 남아 있는지.
이 중에서 해당 사항이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전문가와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